버선발로 밥주걱을 내던지고 뛰쳐나가
그리운 님의 걸음을 앞장서 비질하고
먼지쌓인 보따리에 담긴 슬픈 기억을 꺼내어
얼굴을 가까이 마주하고는 울거니 웃거니
철없이 궁상을 떨던 차에
아픈 생채기를 보았소.
밤바람이 영원한 날인줄 알았나 보오.
해질녘 노을이 차가워진 날
모래사장에 나란한 발자국을 손짓하며
이것 좀 봐주오
여기 우리 영원이 있소
순진한 편지가 외로워진 밤에는
마지막 영원이라는 것을 그날에 알았소.
이제 홀로 쏟아진 보따리를 주섬거려 묶고
더이상 먼지가 쌓이지 않는 우리의 역사
집 밖을 나서 처참한 절벽 아래 멍하니 던지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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