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아직 남아 있는데 만날 수 없어 할 수가 없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 
그 때 하지 못한 남은 말들을 해야만 하는데
그래야 지금 이 상태로 너를 다시 마주할 수 있는데
다신 너를 그 시절의 너와 나로 만나 할말을 다 할 수 없음에
아직도 꿈을 꾼다. 
강렬히 원하지만 그 만큼이나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아 
꿈으로 풀어내나 보다.

그 때 내가 하지 못한 말들을 
오늘같이 적적한 날, 꿈으로 풀어내기라도 하는 날에는 
하루종일 그 아쉬움에
이 땅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로, 
들어가고자 하나 들어갈 수 없어 스스로 잠가버린 문을 손톱으로 박박 긁는 것으로 
그 문 뒷편에 내 마음을 전한다. 

그러나 여전히 닿지 않는다.
가라앉는다. 

다시 나는 살아있는 것들과 가능한 것들로 
죽어있는 것들과 불가능한 것들을 
저 아득히 멀리 어둡고 차가운 곳으로 밀어넣는다. 
그러나 그 어둡고 차가운 곳은 여전히 내 안이다. 
난 그것을 밖으로 꺼낼 수가 없다.

하지만 살아간다. 잊어버린다. 잊을 수 있다는 것에 안도한다.
그리고 다시 꿈꾼다.


정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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