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담론.

진짜 담론

진짜를 찾기 위해 몸부림 치던 인간의 역사는 어느덧 석양 가득한 노을과 함께 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 몸부림을 벗어버리지 못하고 꾸역꾸역 먹고사는 사람들로 가득한,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이 저녁 무렵은 무서우리만큼 애잔하다.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려는, 끈질김과 집착으로 이어지기까지 하는 목적도착적 태도, 더이상 속지 않으려는 자기보호. 부재하는 진짜로 인한 갈급함은 진짜를 찾아야만 한다는 욕망에 의해 만들어진 환상이기에, 허덕이는 모습에서 정반대로 욕심과 탐욕을 보게 되어 구역질이 나는 것이다.

분석과 평가와 검토는 모두 진짜 담론에서만 정당화되는 방법론이다. 만약 진짜와 가짜는 없이 모두 다 나름대로 '의미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면, 분석, 평가, 검토에 들어있는 칼과 일방성과 권력 구조라는 도구 없이도 진짜로 아름다운 세상이 서로 다른 눈들에 비춰지지 않을까.

정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