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글방
숨막힘
타이니눈
2015. 10. 13. 10:29
거대한 산더미들에 둘러쌓여
갈 곳 없이 주눅들어 주저 앉는다.
무너짐과 지어짐이 하루에도 수십번도 반복되는
살벌한 이 땅에
욕망하는 것 하나 중심에 두고자
다시 험난한 산을 타고 쓸쓸한 황무지를 가로지른다.
가는 곳마다 남겨지는 발자취들
이 땅은 끊임없이 발자취를 따라
나를 쫒는다.
가진 것 중 가장 작은 것 하나 지키지 못할까 벌벌 떨며
지나온 발자취를 쓱 문질러 감춘다.
감추어진 것, 여전히 속에서 빛나고 있는
그러나 드러나지 못해 짓눌려 발악하는 것으로
서서히 빛을 잃어가는.
사라진다.
익숙한 걸음걸이에 몸을 실어
죽어있는 채로
희미해진다.
정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