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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타이니눈 2015. 9. 26. 22:30

그의 고전적 연구인 '예언이 틀렸을 때'에서, 레온 페스팅거는 어떤 믿음과 그에 관련된 행동지침에 깊이 사로잡힌 사람은 사태가 그와 다르게 전개되어 예언된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그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의심을 위한 옹호 p.146

예언이 틀렸으나 틀리지 않았다고 주장할 것을 마음속으로 예언했던 것이 적중이라도 한 듯이, 14일 새벽 4시경 전쟁이 시작되고 수뇌부가 북한 군에 의해 점령되고 난 후, 조금 다른 의미로 인간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전혀 다른 부류에 속해있다고 자신하며, 미국으로 떠나버리는 사람들을 광기이겠거니, 미친놈들이겠거니 하며 비정상으로 구분지었던 것을 돌아본다. 그 내용과 행동이 파격적이고 비정상적일 수는 있으나, 나 또한 상대적인 것을 절대적인 것이라 자기기만 하며, 똑같이 행동하고 있음을 반성하게 된다. 인간이란 극단적인 불확실성에서 안정할 수 없고, 극단적인 확실성에서 자유를 느낄 수 없기에 나또한 그 사이 어디쯤 속하여 믿음으로 그 믿음을 유지하기 위해 발악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정진형